선생님, 제가 진짜 미친 걸까요?
190cm의 장신에 호리호리한 몸매, 매력적인 외모, 나지막하고 부드러움 음색을 갖고 있는 소뵈르는 백인 아내를 잃고 혼혈 아들 라자르와 단둘이 살고 있다. 능력 있는 상담가로서 소뵈르가 만나는 내담자 중에는 자해, 학교공포증, 야뇨증, 트랜스섹슈얼리즘 등 갖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또다른 문제를 겪고 있는 어른들이 있다. 어른들은 배우자와 다투고 이혼하고 또다른 파트너를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강압적인 훈육, 가스라이팅을 통해 아이를 문제 상황으로 내몬다. 때로는 단지 너무 고단하거나 나약해서, 혹은 그 자신의 정신적 문제로 아이들을 충분히 돌봐줄 수 없는 부모들도 있다. 이슬람 음모론을 설파하며 찻길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가뱅의 엄마처럼.
열 살짜리 라자르는 틈틈이 아버지 사무실에 귀를 대고 상담 내용을 엿들으며 뒤죽박죽 심리학적 지식을 흡수하고 간접적으로 세상을 배운다. 이야기는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배경으로 다양한 내담자들의 사연과 그들의 상담 과정을 그리는 한편, 소뵈르의 집을 어른거리는 수상쩍은 그림자에 대한 미스테리도 덧붙인다. 마르티니크에서 부유한백인 부부의 양자로 자란 소뵈르가 피부색 검은 백인으로 자라난 과거와 아내의 죽음을 둘러싼 고통스러운 기억은 과연 무엇일까? 어린 라자르는 이 모든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회적 혼란과 개인의 심리적 상처, 인종차별과 세대 갈등 등 꽤 심각한 주제를 밀도 있게 다루면서도 밝고 사랑스러움을 유지하는 청소년 소설.
심리상담 인종차별 청소년 소설 미스테리 로맨스
1954년 프랑스 아브르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소르본대학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1986년부터 청소년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약 90여권의 책이 국경을 넘어 22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용감한 꼬마해적』과 『거저먹기 외국어』로 프랑스 도서관 협회 및 아동문학서 전문 서점 연합에서 수여하는 소르시에르 상을 수상했다. 『푸른 등』의 작가 모카의 언니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열네 살의 인턴십』, 『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등이 있다. 어린이·청소년 책읽기 운동을 전개했고, 난민 어린이 보호운동에도 힘써 2004년 문학과 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000년에 출간된 『오, 보이!』는 10대와 성인들을 열광시켰고, 30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윤예니 옮김
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문화 프로젝트 기획을 공부했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번역학을 전공한 다음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KBS WORLD Radio에서 프랑스어 방송을 진행하기도 하고, 번역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옮긴 책으로 『아나이스 닌 : 거짓의 바다에서』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동물들의 머릿속』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