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민화의 매력
『어수룩 호랑이』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한반도의 호랑이가 어떤 이유로 친근하고 어수룩한 존재로 그려졌는지를 이야기해주는 그림책이다. 기본적으로는 호랑이 이야기에 담긴 공포 극복의 의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호랑이가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단순히 오해였다고 풀이함으로써 호랑이에 대한 우리 고유의 친숙함을 놓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사람들이 호랑이가 두려워 벌벌 떤 까닭은 아주 오랫동안 호랑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이든 공간이든 단절만큼 오해를 불러오기 쉬운 장애는 없는 법이다. 따지고 보면 이 그림책은 우리가 호랑이에게 느낄 수 있는 온갖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민화 호랑이 설화 왕 전설 민담 옛날 이야기 친구 충절
2015 문학나눔 선정 도서
황순선
브라이튼대학교에서 어린이용 멀티미디어 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로 어린이 그림책 및 논문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그림책 『악어와 악어새』, 『독수리 날개 하느님』, 『커다란 무』, 『뛰뛰빵빵 꼬마 자동차』, 『꼬마 거인과 훼방쟁이 재잘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