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흔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이야기
『거지소녀』는 실제로 공부방을 운영하는 작가가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품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은 아닐지언정 실제 아이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뭘까? 몇 푼의 돈이나 동정 어린 시선이 아니라 자존심, 그리고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 자기 긍정성. 이 지극히 당연하고도 명백한 메시지는 세상에 첫 책을 내놓는 이 작가를 통해 비로소 생기를 부여받는 것 같다. 그만큼 이작품은 근래 보기 드문 종류의 진심을 담고 있다. 따라서 『거지소녀』에 대해 가슴으로 쓴 글이라고 말할 때 이 표현은 단순한 수사 이상이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 진짜다.
가난 자존감 보도윤리 상처 외로움 행복의 기준
201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추천도서
2011 한국문화예술위선정 우수문학
김혜진(김묘원)
붉은 벽돌 틈의 이끼와 오래된 물건에 난 흠집을 좋아한다. 이야기가 거기 꽁꽁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작고 평범한 것에서 시작하는 신비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1979년에 태어나 대학에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와 끝없이 펼쳐졌다가 휘휘 감아 펑 터트리는 이야기를 번갈아 쓰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과 조용히 숨겨진 마음에 자리 잡은, 결국엔 벅차게 펼쳐질 이야기를 찾아 문장으로 옮기고 싶다.
청소년 소설 『집으로 가는 23 가지 방법』, 『프루스트 클럽』,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오늘의 할 일 작업실』, 『밤을 들려줘』, 『가방에 담아요, 마음』, 『귀를 기울이는 집』, 그리고 『완벽한 사과는 없다』와 판타지동화 ‘완전한 세계의 이야기’ 시리즈인 『아로와 완전한 세계』, 『지팡이 경주』, 『아무도 모르는 색깔』, 『열두째 나라』 등을 썼으며, 그림도 조금 그렸고 『지붕 위에서』를 비롯한 몇 권의 책을 번역했다. 『가족입니다』를 함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