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의 이야기를 녹여낸 따뜻한 동시
대부분의 동시가 그렇듯『생각 중이다』에는 세상을 보는 시인만의 남다른 시선이 담겨 있다. 철봉대에 방울방울 매달린 빗방울들을 보고 “뭐가 될까?/무얼 할까?//곰곰이/생각 중이다”(<생각 중이다>)라고 상상하고, 맨 아래 맨 뒤에서 온 몸을 받쳐 주는 발뒤꿈치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하는데(<발뒤꿈치>)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명랑하면서도 진지하다. 그리고 차츰 시인의 꼼꼼한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시선과 겹치게 된다. 마루 위로 올라가는 고양이를 그려 보인 <고양이의 디딤돌>과 같은 시는 어느 순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는 아이들만의 감지할 수 있는 세계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지상의 모든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줄 아는 능력은 시인들과 아이들이 똑같이 나눠 갖고 있는 듯.
동시 동심 놀이 상상력
오은영
코흘리개 시절 서울 보문동 골목길에서 뛰어다니며 보냈습니다. 중·고등학교·대학교 모두 여학교만 다녔고, 결혼한 뒤 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두 아이들이 엄마로 키워주고, 동시와 동화를 쓰게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조선일보 신춤문예에 당선할 수 있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우산 쓴 지렁이』『넌 그럴 때 없니?』가 있고, 동화책『초록 도마뱀의 비밀』『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모자 쓴 고양이 따로』등이 있습니다. 대산재단 창작지원금, 문예진흥기금을 받고, 새벗문학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