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가족, 세상에 대한 엉뚱하고도 따뜻한 시선
『원래 안 그래』 도깨비 세계와 인간 세계를 매끈하게 이어붙이고 등장인물들이 웬만해서는 별로 놀라지 않는 등 옛이야기의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여기에 도깨비방망이와 인터넷이 동시에 사용되고 아주 특이한 성격의 엄마가 등장하는 등 현대적인 느낌도 잘 살렸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작품의 재미는 대부분 엉뚱깨비한테서 온다. 한없이 태평하고 천연덕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고집스럽고 뚝심도 있는, 그러나 대개는 귀엽고 웃기는 도깨비. “원래 안 그랭! 엄마 갖고 싶당!” 하는 귀염성 있는 말투도 물론이지만, “원래 그런 거 없당! 달도 변하고, 하늘빛도 변하고, 바람 소리도 변하고, 나뭇잎 색도 변하고, 다 변한당!” 할 때의 통찰력을 보라. 이만큼 특별한 도깨비는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도깨비 엄마 옛이야기 상상력 행복 유머 여유
2016 아침독서 초등학생 추천도서
오은영 글
서울깍쟁이가 두 아이를 낳고부터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아이들은 희생과 인내심을 가르쳐 주었고, 마음속에 숨어있던 아이도 꺼내주었지요. 마음속 아이는 한번 입을 여니까 꽤 수다쟁이였습니다. 덕분에 동시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새벗문학상에 당선되었고, 오늘의 동시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동시집 『우산 쓴 지렁이』 『넌 그럴 때 없니?』 『생각 중이다』 동화책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모자 쓴 고양이 따로』 『지금은 미운 오리』 『동구 똥꾸』 등 여러 책을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었지요. 앞으로도 마음속 아이의 수다에 계속 귀를 기울이려 합니다.
양경희 그림
어렸을 적엔 성격이 수줍고 엉뚱한 생각이 많아 혼자 할 수 있는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를 하며 보냈습니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전시도 하고 오페라를 위한 무대미술도 했어요. 지금은 책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며, 일주일에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미술선생님으로 변신한답니다. 그린 책으로는 『64의 비밀』『미노스』『한눈팔기 대장 지우』『꼰끌라베』 등이 있습니다.